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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은 왜 얼어도 바다 전체가 쉽게 얼지 않을까?

읽는 시간 약 13분

겨울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강이나 호수의 표면에 얼음이 생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다는 조금 다릅니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대부분의 바다는 얼지 않고, 북극이나 남극 주변의 차가운 바다에서만 넓은 얼음이 형성됩니다.

심지어 북극해처럼 겨울철 기온이 매우 낮은 곳에서도 바닷물이 바닥까지 전부 얼어붙는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바닷물도 결국 물인데, 왜 강이나 호수보다 얼기 어려운 걸까요?

그 이유는 단순히 바다에 소금이 들어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바닷물의 염분, 물의 밀도 변화, 바닷속 열의 이동, 그리고 얼음이 만들어진 뒤 나타나는 단열 효과가 함께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바닷물은 일반적인 물보다 낮은 온도에서 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물의 어는점은 0℃입니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대기압에서 순수한 물을 기준으로 한 값입니다.

바닷물에는 염화나트륨을 비롯한 다양한 염류가 녹아 있습니다.

이러한 물질이 녹아 있으면 물의 어는점이 낮아집니다.

이 현상을 **어는점 내림(Freezing Point Depression)**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바닷물의 염분은 약 3.5%이며, 이 정도 염분을 가진 바닷물은 대략 -1.9℃ 부근에서 얼기 시작합니다.

구분대략적인 어는점
순수한 물0℃
일반적인 바닷물약 -1.8~-1.9℃
염분이 더 높은 바닷물염분에 따라 더 낮아짐

바닷물의 어는점은 염분과 압력 등의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바닷물이 정확히 같은 온도에서 어는 것은 아닙니다.

이처럼 바닷물은 순수한 물보다 더 낮은 온도까지 냉각되어야 얼기 시작합니다.

소금이 녹아 있으면 왜 어는점이 낮아질까?

물은 온도가 낮아지면 물 분자들이 규칙적인 결정 구조를 형성하면서 얼음으로 변합니다.

그런데 물속에 소금이 녹아 있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소금은 물속에서 주로 나트륨 이온과 염화 이온으로 나뉘어 존재합니다.

이러한 용질이 존재하면 액체 상태의 물과 고체 상태의 얼음 사이의 열역학적 평형이 달라집니다.

그 결과 순수한 물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 얼음이 안정적으로 형성됩니다.

이것이 어는점 내림의 기본 원리입니다.

겨울철 도로에 제설용 소금을 뿌리는 것도 이 원리와 관련이 있습니다.

소금이 녹은 물은 순수한 물보다 낮은 온도에서 얼기 때문에 일정한 온도 범위에서 도로의 결빙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소금이 얼음을 무조건 녹이는 것은 아니며, 온도가 충분히 낮으면 소금물도 얼 수 있습니다.

바닷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소금이 들어 있다고 해서 절대로 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얼기 시작하는 온도가 낮아지는 것입니다.

바닷물이 쉽게 얼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밀도 때문이다

바닷물이 얼기 어려운 이유는 어는점 내림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차이 중 하나는 물이 차가워질 때 나타나는 밀도 변화입니다.

순수한 물은 일반적인 대기압에서 약 4℃일 때 밀도가 가장 큽니다.

따라서 호수의 표면이 차가워지면 처음에는 밀도가 높아진 물이 아래로 내려갑니다.

그러나 수온이 약 4℃보다 더 낮아지면 물의 밀도가 다시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0℃에 가까운 물은 상대적으로 표면에 머물기 쉬워지고, 호수의 표면부터 얼음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반면 일반적인 염분을 가진 바닷물은 어는점에 가까워질 때까지 냉각될수록 밀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차가워진 바닷물이 더 무거워져 아래로 내려가고, 아래쪽의 상대적으로 따뜻한 물이 위로 올라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직 혼합이 일어나면 표면만 차갑게 만드는 것으로는 얼음을 형성하기 어렵습니다.

바닷물의 더 두꺼운 층에서 열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바다는 호수보다 얼음이 형성되기까지 더 많은 냉각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바닷속 따뜻한 물이 표면의 결빙을 늦춘다

바다는 거대한 열 저장고와 같습니다.

낮 동안 태양으로부터 받은 열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해류를 통해 이동한 열도 바닷속에 존재합니다.

겨울철 차가운 공기가 바다 표면의 열을 빼앗더라도 바닷속에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물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바람과 파도, 해류는 바닷물을 섞으며 아래쪽의 열을 표면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전달된 열은 바다 표면이 어는 것을 늦추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해류는 먼 지역의 따뜻한 물을 차가운 해역으로 운반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바닷물이 어는지는 단순히 그날의 기온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바닷속에 얼마나 많은 열이 저장되어 있고, 그 열이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는지도 중요합니다.

바다가 얼기 시작하면 소금은 어디로 갈까?

바닷물이 얼기 시작할 때 흥미로운 현상이 발생합니다.

바닷물 속 물 분자들은 얼음 결정 구조를 형성하지만, 대부분의 소금 이온은 그 결정 구조에 잘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 결과 얼음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소금이 주변의 액체 바닷물로 밀려납니다.

이러한 현상을 **염분 배출(Brine Rejection)**이라고 합니다.

물론 새로 형성된 해빙에도 소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얼음 결정 사이에 농도가 높은 소금물이 작은 주머니나 통로 형태로 갇힐 수 있습니다.

이러한 농축된 소금물을 브라인(Brine)이라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브라인이 얼음 밖으로 빠져나가면 해빙의 염분은 점차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해빙은 새로 형성된 해빙보다 염분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얼음 아래 바닷물은 왜 더 짜질까?

해빙이 만들어지면서 소금이 주변 바닷물로 배출되면 얼음 아래쪽의 바닷물은 염분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염분이 높아진 바닷물은 일반적으로 밀도가 커집니다.

밀도가 높은 바닷물은 주변의 물보다 무거워 아래쪽으로 가라앉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극지방의 바닷물 순환에 영향을 줍니다.

차갑고 염분이 높은 물이 깊은 곳으로 가라앉으면 주변의 다른 물이 이동하면서 해양 순환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즉, 바다가 어는 현상은 단순히 표면에 얼음이 생기는 과정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해빙의 형성과 염분 배출은 바닷속 물의 밀도와 이동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바다 위에 얼음이 생기면 오히려 아래쪽 물이 보호된다

바다 표면에 얼음이 형성되면 또 다른 변화가 나타납니다.

얼음은 아래쪽 바닷물과 차가운 대기 사이에서 열의 이동을 제한하는 역할을 합니다.

액체 상태의 바닷물이 공기와 직접 접촉할 때보다 얼음층을 통과해 열이 이동해야 하므로, 조건에 따라 열 손실 속도가 줄어듭니다.

얼음이 두꺼워질수록 아래쪽 바닷물의 열이 대기로 빠져나가는 과정은 더욱 느려질 수 있습니다.

또 해빙 위에 눈이 쌓이면 단열 효과가 추가되어 겨울철 얼음의 성장이 더 느려질 수 있습니다.

물론 얼음 아래에서도 열은 계속 이동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얼음이 완벽하게 열을 차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표면에 형성된 얼음층은 바닷물이 계속 아래쪽까지 얼어붙는 속도를 늦추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다에 생긴 얼음은 왜 물 위에 뜰까?

바닷물이 얼어서 만들어진 해빙은 대부분 바다 표면에 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얼음의 밀도가 주변 바닷물보다 낮기 때문입니다.

물이 얼면 물 분자들이 수소결합을 통해 규칙적인 구조를 형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일반적인 얼음의 밀도는 액체 상태의 물보다 낮아집니다.

게다가 바닷물은 염분을 포함하고 있어 순수한 물보다 밀도가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해빙은 주변 바닷물보다 가벼워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습니다.

얼음이 물에 뜨는 원리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얼음은 왜 물에 가라앉지 않고 뜰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얼음이 물에 뜨는 성질은 호수뿐 아니라 바다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북극 바다와 남극 주변 바다는 어떻게 다를까?

북극과 남극은 모두 추운 지역이지만 지리적인 구조가 다릅니다.

북극은 대륙으로 둘러싸인 북극해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반면 남극은 거대한 대륙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 남극해가 펼쳐져 있습니다.

북극해에서는 바닷물이 얼어 만들어진 해빙이 넓은 영역을 덮을 수 있습니다.

남극 주변 바다에서도 겨울철 해빙이 크게 확장되지만, 계절에 따라 얼음의 면적이 크게 달라집니다.

또 바람과 해류, 해안선의 형태 등이 해빙의 움직임에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두 지역 모두 바닷물이 얼지만 얼음이 형성되고 이동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바다 얼음과 빙산은 같은 것일까?

바다 위에 떠 있는 얼음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종류는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해빙과 빙산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구분해빙빙산
형성 장소바닷물에서 직접 형성육지의 빙하나 빙붕에서 분리
주요 형성 과정바닷물이 냉각되어 결빙육지에 쌓인 눈이 압축되어 빙하 형성
염분새로 형성될 때 브라인을 포함할 수 있음기본적으로 담수 얼음
특징바다 표면에서 형성·성장·이동큰 얼음 덩어리가 바다에 떠다님

해빙은 바닷물이 직접 얼어서 만들어집니다.

반면 빙산은 육지에서 형성된 빙하나 빙붕의 일부가 떨어져 나와 바다에 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두 얼음은 겉보기에는 비슷해도 형성 과정이 다릅니다.

바다 전체가 쉽게 얼지 않는 이유를 정리하면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정리하면 바다가 쉽게 얼지 않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첫째, 바닷물에는 염분이 녹아 있습니다.

염분 때문에 일반적인 바닷물의 어는점은 약 -1.8~-1.9℃로 낮아집니다.

둘째, 차가워진 바닷물이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바닷물은 어는점에 가까워질 때까지 냉각될수록 밀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표면뿐 아니라 더 깊은 층까지 냉각해야 할 수 있습니다.

셋째, 바다는 많은 열을 저장하고 이동시킵니다.

바람과 파도, 해류에 의해 상대적으로 따뜻한 물이 이동하면서 표면의 결빙을 늦출 수 있습니다.

넷째, 바닷물이 얼 때 염분이 주변 물로 배출됩니다.

이 과정은 주변 바닷물의 염분과 밀도에 영향을 주고, 남은 소금물의 어는점을 더 낮출 수 있습니다.

다섯째, 형성된 얼음층은 단열 효과를 나타냅니다.

바다 표면에 얼음이 형성되면 아래쪽 바닷물이 대기로 열을 잃는 속도가 느려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원리가 함께 작용하기 때문에 바다는 추운 환경에서도 쉽게 바닥까지 얼어붙지 않습니다.

마무리

바닷물이 얼어도 바다 전체가 쉽게 얼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소금이 들어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바닷물은 염분 때문에 순수한 물보다 낮은 온도에서 얼기 시작합니다.

또 바닷물의 밀도 변화와 해류, 바람에 의한 혼합은 표면의 열이 이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줍니다.

여기에 해빙이 형성되면 염분이 주변 바닷물로 배출되고, 만들어진 얼음층은 아래쪽 바닷물이 열을 잃는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결국 바다는 염분과 온도, 밀도, 해양 순환, 얼음의 단열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거대한 자연 시스템입니다.

다음에 겨울철 바다를 바라보게 된다면, 차가운 바람이 불어도 쉽게 얼지 않는 바닷속에서 얼마나 복잡한 물리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떠올려보세요.

참고자료

  1.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NOAA) — Can the Ocean Freeze?
    https://oceanservice.noaa.gov/facts/oceanfreeze.html
  2. 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 (NSIDC) — Science of Sea Ice
    https://nsidc.org/learn/parts-cryosphere/sea-ice/science-sea-ice
  3. NOAA — Sea Water
    https://www.noaa.gov/jetstream/ocean/sea-water
  4. 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 — Why Sea Ice Matters
    https://nsidc.org/learn/parts-cryosphere/sea-ice/why-sea-ice-ma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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